비세그라드 그룹 국가들의 방산 협력 강화
최근 비세그라드 그룹(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 국가들이 방산 협력을 강화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폴란드와 슬로바키아는 전차, 장갑차, 지대공미사일 등 주요 무기체계의 공동 생산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 중 가장 관심을 끄는 무기는 한국 K2 전차의 폴란드 현지화 모델인 K2PL 전차이다.
폴란드는 이미 2022년 K2 전차 1000여 대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노후 전차를 대량 기증한 후 빠르게 전력을 보강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산 K2GF(Gap Filler) 180대를 긴급 도입했고, 이후 K2PL 모델로 본격적인 현지 생산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동시에 슬로바키아도 자국 군사력 현대화를 위해 K2PL 공동 생산에 합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K2PL은 아직 생산 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상태다. 이는 슬로바키아의 국방 예산 문제와도 연결된다.
슬로바키아의 무기 현대화와 나토의 압박
슬로바키아는 나토(NATO) 회원국이지만, 경제적 한계로 인해 아직도 옛 소련제 무기를 상당수 운용하고 있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T-72 전차 30대, BVP-1 보병전투장갑차 30대를 우크라이나에 기증하며 전력 공백이 발생했다. 현재는 독일제 레오파르트 2A4 전차 15대와 T-72M1 전차 30대를 혼용하고 있지만, 이는 나토의 표준에 맞지 않아 강한 무기 교체 압박을 받고 있다.
국방비 지출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슬로바키아는 2023년부터 GDP 대비 국방 예산을 2%로 증액했고, 2024년에는 2.2%, 2025년에는 2.3%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노후 장비를 대체하고 나토 표준에 부합하는 무기를 도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비싸고 느린 독일 방산, K-방산과 비교되다
슬로바키아는 당초 독일의 레오파르트 2A8 전차를 도입하려고 협상을 진행했다. 레오파르트 2A8은 독일, 헝가리, 노르웨이, 네덜란드 등 여러 나라가 선택한 최신 개량형 전차다. 그러나 슬로바키아는 결국 가격과 인도 일정 문제로 K2PL 전차 도입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레오파르트 2A8 전차의 문제점
1. 비싼 가격: 최근 계약 사례에 따르면 레오파르트 2A8의 가격은 대당 400억~500억 원 수준이다. 2023년 노르웨이가 54대를 주문할 때 대당 478억 원, 2024년 스웨덴이 44대를 도입할 때는 대당 502억 원에 달했다.
2. 긴 인도 대기 시간: 독일 KNDS사의 레오파르트 2A8 생산능력은 연간 48대 수준으로 제한적이다.
- 노르웨이(54대) → 2031년 최종 납품 예정 (계약 후 8년 소요)
- 스웨덴(44대) → 2028년 초도 인도, 2031년 최종 납품 (계약 후 6년 소요)
3. 규모 경제 부족: 레오파르트 2A8의 총 생산량은 약 327대 수준으로, 과거 레오파르트 2 시리즈(3000대 이상)와 비교하면 규모 경제가 형성되지 않아 가격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반면, 한국의 K2 전차는 빠른 납기와 합리적 가격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K2 전차, 빠른 인도와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유럽 공략
K2 전차의 장점
1. 낮은 가격: K2 전차는 대당 100억~150억 원 수준으로, 레오파르트 2A8보다 최소 3배 이상 저렴하다.
2. 빠른 납기: 2022년 8월 폴란드와 계약 후 4개월 만에 초도 물량 10대 인도 → 2024년 2월 기준 180대 중 98대 납품 완료.
3. 생산 능력:
- 현대로템: 연간 100대 생산 가능, 교대 근무 시 200대까지 증산 가능
- 폴란드 PGZ그룹: 2026년부터 K2PL 연간 100대 생산 목표
슬로바키아뿐만 아니라 에스토니아, 체코 등도 K2 전차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유럽 방산의 비효율성과 K-방산의 기회
유럽 방산의 문제점
유럽은 냉전 종식 이후 대규모 군축과 방산 투자 축소로 인해 방위산업이 심각한 비효율성을 겪고 있다.
무기 개발 과정에서 각국이 ‘일자리 창출’을 우선시하며 지나치게 복잡한 생산 구조를 형성했고, 이에 따라 무기 가격이 비싸지고 생산 속도도 느려졌다.
예를 들어,
- 독일 PzH-2000 자주포: 2023년 3월 10문 주문 → 2년째 단 1문도 인도되지 않음
- 프랑스 세자르 NG 자주포: 2023년 포르투갈이 36문 주문 → 최종 납품까지 10년 소요 예상
반면, 한국은 북한과의 전면전을 대비해 대량 생산이 가능한 방산 시스템을 구축해왔다.
- K9 자주포: 연간 320문 생산 가능
- K2 전차: 월 25대 이상 생산 가능 (2025년 이후)
K-방산, 유럽 재무장 속에서 기회 잡아야
2024년 3월 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유럽 정상회의에서 각국은 국방비 증액과 재무장 계획을 공식화했다.
국가 | 2022년 국방비(GDP 대비) | 2025년 목표(%) |
폴란드 | 2.39% | 6% |
프랑스 | 1.94% | 5% |
독일 | 1.39% | 2% |
이탈리아 | 1.68% | 3% |
리투아니아 | 2.52% | 6% |
에스토니아 | 2.09% | 5% |
이처럼 유럽이 방위산업에 대대적인 투자를 시작했지만, 유럽 내 방산 역량만으로는 부족한 상태다. 이에 따라 K-방산이 유럽 시장을 공략할 최적의 기회가 왔다.
결론: 정부 지원이 절실한 K-방산 수출 확대
현재 한국 방산 기업들은 유럽 각국과 다양한 방산 계약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방산 무기 수출에는 정치·외교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한국 정부는 유럽 국가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방산 파트너임을 적극 홍보하고 외교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한국 방산이 유럽 시장에서 입지를 넓힐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이 협력하여 장기적인 전략을 마련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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