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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뉴스

[사설] 트럼프 대통령, 알래스카 LNG 투자 논란과 한국 정부의 선택

by TGWOW 2025.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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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파이프라인 건설 사업에 대해 “한국이 투자를 희망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이를 통해 미국이 한국에 투자 압박을 가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실제로 한국은 1983년부터 미국 측의 투자 요청을 받아왔으나, 경제성 의문과 투자 위험성 때문에 단 한 번도 성사되지 않았다. 이번 발언은 미국이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데 있어 한국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국 입장에서는 그동안 여러 이유로 투자에 소극적이었던 현실을 반영한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북극권에 위치한 알래스카 최북단에서 태평양 연안 항구까지 약 1300㎞에 걸쳐 가스관을 연결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이 사업이 성사될 경우, 북극권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해상운송을 통해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시장에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운송 기간 단축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글로벌 에너지 컨설팅 업체 우드맥킨지는 이 사업을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이 낮은 프로젝트 중 하나”라고 평가할 정도로 수익성이 의심받고 있다. 실제로 엑손모빌, 코노코필립스, BP 등 주요 석유 메이저들이 2013년에 참여했으나 모두 철수한 바 있다.

 

더불어 알래스카의 극한 기후 조건도 큰 악재로 작용한다. 연중 절반 정도는 공사가 어려운 기후 탓에 완공까지 10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과거 한국이 캐나다 우미아크 가스전 투자에서 실패한 사례처럼, 북극권 자원 개발은 높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KOGAS)는 이미 47조원의 부채를 안고 있어 투자 여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가 무리하게 투자를 강행할 경우 국민의 혈세를 잃을 위험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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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정부가 투자 결정을 내린다면, 단순히 자금 투입에 그치지 않고 한국 기업들의 참여 기회를 극대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지분 투자 방식을 활용해 파이프라인 강관 제조, 건설 설계, 엔지니어링 등 관련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이 역할을 확보하도록 해야 한다. 사업성이 최종적으로 부정적으로 판단될 경우, 투자 철수를 고려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며, 이와 동시에 트럼프 정부의 압박에 대응할 수 있는 별도의 전략 마련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미국 텍사스산 LNG 구매 확대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선 협상을 통해 미국에 유리한 조건 일부를 수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이러한 대안들은 직접적인 투자 대신, 미국 에너지 시장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국내 에너지 안보와 경제적 이익을 도모할 수 있는 방법이다.

 

 

결국, 정부는 국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투자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미국의 압박이라는 외부 요인만으로 경제성이 불확실한 사업에 국민의 자금을 투입하는 위험을 감수해서는 안 된다. 알래스카 LNG 파이프라인 사업은 거대한 투자금과 장기적인 프로젝트 기간, 극한 기후 등 다양한 변수들이 작용하는 만큼, 한국 정부는 철저한 사전 검토와 함께 한국 기업의 실질적 이익 확보를 위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처럼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단순한 에너지 수급 문제가 아니라, 미국과의 외교 및 경제 관계, 국내 기업의 참여 확대와 관련된 복합적인 사안이다. 정부와 관련 기관은 투자 전 철저한 경제성 분석과 위험 평가를 통해 국민의 재정 손실을 방지하고, 국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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