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더불어민주당의 연이은 탄핵 시도에 대해 “국민이 준 힘을 절제하지 못했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이는 단순한 퇴직 정치인의 한마디가 아니다. 여당과 야당 모두가 신뢰를 잃어가는 지금, 정파를 넘어선 무게감 있는 일침이다. 그는 “섣부른 탄핵이었다는 지적은 정말 뼈아프다”며, 국정이 마비될 정도로 무리한 정쟁이 이어진 것에 대해 책임감을 드러냈다.

지난 몇 달간 민주당이 주도한 탄핵안은 연이어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됐다. 그 과정에서 국정 공백이 발생했고, 정치권은 산불·경제·외교 등 복합적 위기를 책임 있게 대응하지 못했다. 헌재의 판단이 내려진 이후에도 당 지도부는 “국민이 납득할 수 없을 것”이라는 식의 반응을 보이며, 오히려 헌정 질서의 상위 판단을 부정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이는 여당으로서의 책임을 져야 할 다수당의 태도로는 부적절하다.
김 전 총리는 “원내 다수당에게 기대되는 역할은 절제와 조정”이라고 강조했다.
다수의 힘은 검이나 창이 되어선 안 되고, 국가의 균형을 잡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 정치란 결국 국민의 삶을 더 낫게 만들기 위한 수단이지, 권력 대결의 장이 아니다. 지금처럼 정당 내부에서조차 "과도했다"는 반성이 나오는 현실은, 민주당이 스스로의 정체성을 되돌아보아야 할 시점임을 보여준다.
그는 또한 당내 리더십 문제와 관련해 “어느 한쪽 목소리만 나와서는 민주당 고유의 다양성과 민주성이 죽는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당내 의견 다양성이 사라지고, 비판 세력에 대한 공격이 이어지는 구조는 민주당이 자랑하던 ‘민주적 정당’으로서의 위상을 흔들고 있다. 정당 내부의 건강한 이견은 쇄신의 에너지다. 그조차 억압된다면, 외부 신뢰는 더욱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재명 대표가 체포동의안 가결을 두고 “검찰과 짜고 친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보도에 대해, 김 전 총리는 “당사자들에겐 엄청난 모욕일 수 있다”며 사과와 해명을 권했다. 지도자는 흔들리는 정국에서 분열이 아닌 통합의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지도자의 품격이며, 대중이 기대하는 진정한 정치다.
지금 대한민국 정치는 너무 많은 ‘내부 전쟁’에 몰두하고 있다. 여야는 물론, 당내 갈등까지 점점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이런 구조에선 국민의 삶은 뒷전이 되기 쉽다. 국민이 바라는 건 거창한 이념이나 말싸움이 아니라,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정치다.
국정을 책임지는 정당이라면, 한 치의 신중함과 공감 능력을 갖춰야 한다. 탄핵이라는 중대한 헌정 절차가 잇따라 '정치적 무기'로 오용된다는 인식이 퍼진다면, 정치 그 자체에 대한 신뢰도 무너질 수밖에 없다.
지금은 각 정당이 국민 앞에 진심으로 성찰하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정치를 시작할 때다. 무너진 정치의 중심을 되돌리는 첫걸음은, 자신에게 부여된 힘을 절제하고 책임 있게 사용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김부겸 전 총리의 고백이 그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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