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대대적인 자산 리밸런싱 돌입
롯데그룹이 그룹 차원의 자산 리밸런싱(재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통과 석유화학 부문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유동성 위기설까지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신격호 명예회장 시절 확보한 부동산 자산이 이번 리밸런싱 전략의 핵심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해 11월 롯데케미칼의 재무구조 우려가 커지자 국내 최고층(123층)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은행에 맡긴 것이 있다. 롯데월드타워는 신 명예회장이 직접 주도해 건설한 그룹의 상징적 건축물로, 이러한 조치는 그룹 내에서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3개월간 3조 원 규모 부동산 및 사업 매각
롯데그룹은 2023년부터 계열사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자, 롯데지주, 롯데케미칼, 롯데면세점 등 주요 계열사들이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롯데는 약 3개월 동안 3조 원 규모의 부동산 및 비주력 사업을 매각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롯데건설이 서울 서초구 본사 사옥을 매각하기로 했으며, 전국에 분포한 자재 창고 및 임대주택 리츠 지분 매각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롯데건설은 약 1조 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계열사별 주요 매각 자산
롯데백화점
- 부산 센텀시티점 매각 추진
- 롯데백화점 미아점 및 롯데마트 권선점 유휴 부지 매각
- 롯데마트 수원영통점, 롯데웰푸드 증평 공장 매각
롯데호텔
- 4성급 호텔 L7 및 비즈니스 호텔 롯데시티호텔 일부 매각 검토
롯데렌탈
- 롯데렌터카 사업을 사모펀드에 1조 6000억 원에 매각
롯데케미칼
- 파키스탄 자회사 LCPL 지분 전량 매각 (1275억 원 확보)
코리아세븐
- 현금인출기(ATM) 사업부를 한국전자금융에 600억 원에 매각
유통·석유화학 산업의 구조적 부진
롯데그룹의 리밸런싱 가속화는 단순한 일시적 조정이 아니라 업종 전반의 구조적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1. 유통 부문 변화
- 과거 롯데그룹은 신격호 명예회장의 전략에 따라 새로운 점포를 내기 위해 부동산을 먼저 확보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 하지만 온라인 소비가 활성화되면서 전통적인 유통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저가 제품의 공습과 내수 침체가 지속되면서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기존 전략이 더 이상 효과적이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 이에 따라 롯데그룹은 이커머스, 바이오, 2차 전지 소재 등 신성장 동력으로 전환하려 하며, 이를 위한 현금 확보 차원에서 자산 매각을 추진하는 것이다.
2. 석유화학 산업의 위기
- 롯데케미칼의 2023년 영업손실은 8947억 원에 달하며, 이는 그룹 전체의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 롯데케미칼 지분 25%를 보유한 롯데지주 역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2.3% 감소했다.
- 석유화학 산업 자체가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인한 가격 하락 문제에 직면해 있으며, 자체적인 구조조정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 롯데쇼핑이 점찍은 이커머스 사업(롯데온)도 영업 적자가 지속되면서 미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숨은 자산 찾기 및 자산 재평가
롯데그룹은 현재 보유한 자산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숨은 자산 찾기와 자산 재평가 작업도 진행 중이다.
- 롯데쇼핑과 호텔롯데 등 주요 계열사가 보유한 국내외 부동산을 15년 만에 현재 시세에 맞춰 재평가했다.
- 이에 따라 롯데쇼핑과 호텔롯데에서 총 17조 1000억 원 규모의 자산 증가 효과가 나타났다.
- 하지만, 국내 부동산 시장과 오프라인 상권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황이라 자산 매각이 원활하게 이루어질지 미지수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향후 전망 및 과제
자산 매각이 원활할까?
- 롯데그룹이 대거 내놓은 부동산과 사업들이 제값을 받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 현재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롯데가 기대한 수준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신성장 동력 확보
- 롯데그룹은 유통·화학 산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이커머스, 바이오, 2차 전지 소재 등 신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 하지만 이커머스 부문에서 이미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롯데가 어떤 차별화된 전략을 내놓을지가 중요하다.
구조조정의 효과
- 현재 진행 중인 대규모 구조조정이 그룹의 체질을 얼마나 개선할지가 시장의 관심사다.
- 단순한 자산 매각이 아닌 실질적인 사업 재편과 혁신이 동반되지 않으면 리밸런싱의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
결론
롯데그룹은 유통과 석유화학 산업의 침체 속에서 대규모 자산 리밸런싱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3개월간 3조 원 규모의 부동산 및 사업 매각을 단행했으며, 롯데건설 본사,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 롯데렌탈, 롯데케미칼 해외 지분 등 주요 자산을 정리했다.
하지만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 석유화학 업종의 구조적 위기, 경쟁 심화된 이커머스 시장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롯데그룹이 이번 리밸런싱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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