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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오혜리 “내가 독사가 된 까닭은…”

by TGWOW 2025.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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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혜리 교수의 태권도 인생: 늦게 핀 꽃,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서 '독사 코치'까지

 

오혜리 한국체육대학교 교수(37)는 한국 태권도계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선수 시절의 끈기와 노력, 그리고 현재 지도자로서의 열정으로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그는 전성기가 늦게 찾아온 '늦게 핀 꽃'이었지만, 끊임없는 노력과 지독한 훈련으로 꿈을 이뤄냈다. 이제는 '독사 코치'로 불리며 후배들에게 자신의 경험과 정신력을 전수하고 있다.

 

 

올림픽의 꿈, 세 번의 도전 끝에 이룬 금메달

 

오혜리의 태권도 인생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스무 살이던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당시 황경선이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있었고,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국가대표 선발전 직전 허벅지 근육 부상으로 출전을 포기해야 했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여자 67kg급에 출전한 오혜리는 마침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28세로, 이는 역대 한국 태권도 선수 중 최고령 금메달 기록이었다. 그는 "결승까지 준비한 대로 잘 뛰었다. 한 판 더 할 수 있을 것 같은 편안함까지 느꼈다"며 그 순간을 회상했다.

 

코치로서의 새로운 여정: 파리올림픽과 '독사 코치'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는 선수 대신 코치로 참가했다. 그는 태권도 남자 80kg급 서건우(22)의 전담 코치로, 경기 내내 열정적인 모습과 감정적인 반응으로 주목받았다. 16강전에서는 심판의 오심에 강력히 항의해 판정을 번복시켰고, 서건우가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자 머리를 쓰다듬으며 기쁨을 나눴다. 그러나 4강과 3·4위전에서 패배했을 때는 아쉬움에 눈물을 흘리며 선수와 함께 아픔을 나눴다.

 

오혜리는 "힘든 훈련을 함께 견뎠기에,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 미안함과 후회가 컸다"며 눈물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자신을 '독사 코치'라고 부르며, 엄격한 훈련 방식으로 선수들의 한계를 극복하게 돕고 있다.

 

'독사 훈련법'과 성공의 비결

 

그가 강조하는 대표적인 훈련은 서킷 훈련사이클 훈련이다.

 

서킷 훈련:

 

수십 kg의 원반을 이용해 1분간 근력 운동을 한 뒤, 2분간 전속력으로 달리는 방식이다. 3세트를 반복하는 이 훈련은 단 9분 동안 심폐 지구력과 근력을 극한까지 끌어올리는 효과를 낸다.

 

사이클 훈련:

 

서킷 훈련 직후, 15초 전력 질주와 45초 휴식을 10회 반복하는 방식으로, 전체 훈련 시간은 30분 미만이지만 체력 강화에는 최적이다.

 

오혜리는 "처음에는 땀이 비처럼 흐르다가, 어느 순간 땀이 멈추고 어지러움과 근육 경련이 온다"며 훈련의 강도를 설명했다. 이는 그가 선수 시절 경험한 지옥 훈련에서 비롯된 것으로, "꾸준함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없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후배들을 지도하고 있다.

 

노력과 꾸준함으로 이룬 성공

 

오혜리는 "나는 재능이 뛰어나지 않았다. 남들이 한두 번에 할 것을 세네 번 해야 했고, 노력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기본 체력도 약해 달리기에서 늘 뒤처졌지만, 정광채 교수와의 지독한 훈련을 통해 극복해냈다. 이 과정에서 그는 "꾸준히 노력하면 반드시 결실을 맺는다"는 진리를 몸소 깨달았다.

 

2016년 리우 올림픽 당시, 그는 김소희 선수와 함께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이는 철저한 준비와 훈련 덕분이었다. 오혜리는 "지옥 훈련으로 체력이 좋아지니 기술도 따라왔다. 내가 해봐서 안다. 꾸준함이 가장 강한 무기다"라고 강조했다.

 

지도자와 교수로서의 새로운 삶

 

2016년 금메달 이후에도 그는 멈추지 않았다. 차의과대학교 박사과정에 진학해 2년 반 만에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2021년 한국체육대학교 교수로 부임했다. 이는 선수 시절 발목 부상으로 고생했던 경험에서 비롯된 트레이닝과 재활에 대한 관심 덕분이었다.

 

그 과정에서 남편 전민수 교수(단국대학교 국제스포츠학부)의 지지도 큰 힘이 됐다. 두 사람은 한국체대 1년 선후배로, 13년의 연애 끝에 결혼해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오혜리는 "후배들을 위해 길을 잘 닦아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지도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래를 향한 열정과 도전

 

현재 그는 국가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선수들과 주 7일 훈련을 진행 중이다. 오전, 오후, 야간 훈련과 주말 운동까지 이어가며 후배들의 성장을 돕고 있다. 그는 "올림픽을 위해 4년을 기다려야 하지만, 그 4년은 하루하루 쌓여서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꾸준함과 성실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오혜리는 "지옥 훈련이 메달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한 경험은 인생 전체에서 큰 자산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도 제자들과 함께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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